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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나의 의학 지식을 인륜에 어긋나게 쓰지 않겠다”

  • 송고 2024.02.23 15:58 | 수정 2024.02.23 15:59
  • EBN 김채린 기자 (zmf007@ebn.co.kr)

EBN 김채린 기자 [출처=EBN]

EBN 김채린 기자 [출처=EBN]

‘인륜(人倫)’


사람이 지켜야 할 떳떳한 도리를 의미하는 말이다. 도리는 사람이 어떤 입장에서 마땅히 행해야 할 바른길을 의미한다. 인륜이란 사전적 정의에 따라 초자연적으로 정해진 인류의 질서 관계를 의미하며, 오륜의 도(道)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통상 쓰이는 의미는 인간이라면 마땅히 누구나 지켜야 하는 그 어떤 것을 의미한다.


요즘 역륜(逆倫)의 행태로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감을 드러낸 의사들을 보면 떠오르는 말이다.


“나의 의학 지식을 인륜에 어긋나게 쓰지 않겠다. ” 의과대학 졸업 시 졸업생이 낭독하는 제네바선언문 일부에는 이런 내용이 포함돼 있다.


제네바선언은 의사라는 직업에 담긴 소명 의식을 정의한다. 일생을 인류 봉사에 바치고, 양심과 품위를 지킬 것을 요구한다. 환자의 건강과 비밀을 지키되, 환자에 대한 의무를 다하겠다는 다짐이 담겨 있다.


정부가 꺼낸 의과대학 정원 확대 2000명에 의사단체가 대처하는 방식은 그들이 언젠가 선언했던 제네바선언에 의구심을 제기하게 만든다. 꽤 오랜 시간 의사 생활을 했다던 연륜이 있는 한 의사는 “정부 위에 의사가 있다”는 내용이 담긴 소신(?) 발언을 SNS를 통해 공개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을 제기하는 명분도 미흡하다. 같은 국가에 살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의사 수가 부족해 제대로 된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는 지역은 분명하게 존재한다. 상대적으로 발전해 병원이 밀집한 지역도 당장 소아청소년과, 이비인후과 등 특정 병원의 경우 진료를 받으려면 기본 수분, 1시간 이상의 대기 시간이 발생한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대 당시, 폭증하는 환자 수 대비 의료진이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다. 당시 업무 강도에 대해 어려움을 호소했던 것도 의료진이다.


전공의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16일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19일까지 사직서를 제출했다. 20일 오전부터는 근무 중단에 나섰다. 전공의 사직서 제출에 동참한 병원은 서울대, 세브란스, 삼성서울, 서울아산, 서울성모병원 등 수도권 대형병원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2일 밤 기준 94개 수련병원에서 사직서를 제출한 소속 전공의는 78.5%로 80%에 육박한다. 명수는 8897명이다. 근무지 이탈자는 소속 전공의의 69.4%인 7863명으로 10명의 의사 가운데 7명은 근무지를 벗어난 셈이다. 이마저도 부실 제출로 시정명령을 앞둔 6개 병원을 제외한 수치다. 졸업하며 “종교, 국적, 인종, 정치적 입장, 사회적 신분을 초월해 오직 환자에 대한 나의 의무를 다하겠다”며 제네바선언을 낭독했던 그 의사가 맞는지 궁금해진다.


의사는 환자가 존재할 때 의사의 역할이 생긴다. 환자가 없다면 의사의 설 자리도 없다. 다시 말해, 환자가 의사를 선택하지 않는다면, 선택받지 못한 의사는 의사로서의 온전한 기능을 할 수 없다. 환자들이 많은 특정과의 인기가 높은 것 역시 역설적으로 이를 대변한다.


물론 의사도 사람이다. 그러나 사람이기에 자유 의지를 가지고 의사가 되기를 스스로 선택했다. 개개인의 삶마다 의사가 된 그 경위는 모두 다르겠지만, 누군가 의사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의사가 되라고 강요한 사람은 없다. 의사가 된 뒤에도 의사라는 직업을 유지하라고 강요하는 사람도 없다. ‘왜 의사가 됐는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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