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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가 복지다⑧] AI發 지각변동…일자리 없다 vs 사람 없다

  • 송고 2024.02.26 00:01 | 수정 2024.02.26 07:20
  • EBN 김채린 기자 (zmf007@ebn.co.kr)

올해 테크 기업 중심 인원 감축…1월까지 4.1만명 집으로
AI 트레이너·편집자·데이터 분석가 등 AI 전문 채용 수요↑

흔히 ‘일자리가 복지’라고 말한다. 기본적으로 일자리가 없다면 인간으로서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기 힘들어서가 아닐까.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의 시대엔 더욱 그러하다. AI(인공지능)와 로봇, IoT(사물인터넷), 자율주행, 빅데이터 등 신기술이 속속 등장하면서 인간의 일자리가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일자리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건 두말할 나위가 없다. <EBN>이 연중 기획으로 일자리 문제를 재조명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뉴노멀(새로운 기준)’ 시대를 맞아 일자리 변화를 들여다보고 새롭고 다양한 방식으로 해법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넷플릭스 ‘살인자 ㅇ 난감’에 등장한 손석구 배우 아역 모습. 딥페이크로 만들어진 CG가 적용됐다. [제공=넷플릭스]

넷플릭스 ‘살인자 ㅇ 난감’에 등장한 손석구 배우 아역 모습. 딥페이크로 만들어진 CG가 적용됐다. [제공=넷플릭스]

“이번 단체행동은 죽고 사는 문제다. ”


배우 맷 데이먼이 AI(인공지능)을 활용한 딥페이크 기술로 배우의 자리가 위협받자 참여한 할리우드 파업에서 꺼낸 말이다. 미국은 지난해 배우, 작가노조 등이 150일 동안 동반 파업에 돌입했다. AI의 무차별 사용에 맞선 인간의 첫 동반 파업이다.


AI 광풍과 함께 떠오른 새로운 화두는 인간의 설 자리다. AI가 등장하면서 인간이 대체될 수 있는 부분의 AI 도입이 적극 활용될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일반기업부터 웹툰, 배우 등 예술 영역까지 그 범위도 넓다.


26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해 7월 공개한 ‘2023년 고용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38개 회원국의 전체 고용 중 27%의 숙련 직종이 인공지능 기반에 따른 자동화로 가장 큰 위험해 처한 상황이다.


지난해 5~9월 AI에 일자리 잃은 미국인 4628명

감원은 이미 시작됐다. 컨설팅 기업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올해 1월까지 9개월간 미국에서 AI 때문에 일자리를 잃은 사람은 4628명이다. AI에 따른 인력 대체가 집중된 곳은 주로 테크 기업이 주류였지만, 물류, 제약, 미디어 업종 등의 감원도 시작됐다.


테크 기업의 감축은 올해 급증하는 추세다. 글로벌 테크 기업의 해고 현황을 추적하는 레이오프에 따르면 올해 159곳의 테크 기업에서 22일까지 4만1800명의 직원이 집으로 돌아갔다. 테크 기업의 인력 정리 이유는 AI 등 신기술 투자를 위한 선제 조치로, 인건비를 아껴 기술에 투자하겠다는 청사진에서다.


일부 기업은 채용 중단 카드를 꺼냈다. 스웨덴 핀테크 기업 클라르나는 지난해 12월 채용 동결을 발표했다. AI로 인해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 지켜보고 인력 채용 등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에서다.


AI의 일자리 침범은 일반 기업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생성형 AI가 다양한 사업군에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웹툰 등 작품활동과 배우 등의 영역도 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지난해 5월 AI를 활용한 웹툰 ‘신과 함께 돌아온 기사왕님’을 연재했다. 다만 어색한 신체 묘사와 미흡한 배경 등이 지적받으면서 AI 활용 여부가 지적받았고, 독자들의 혹평과 보이콧 운동을 불러왔다.


이외에도 네이버웹툰은 AI 기반 툰레이더 기술을 개발, 2017년 7월부터 국내외 불법 복제물 추적에 활용 중이다. 이를 통해 업계 최초로 미국 법원을 통해 해외 불법 사이트 150여 개의 활동을 중단시켰다. AI페인터를 통해 작가의 창작활동 지원도 꾀한다. 2022년 론칭된 AI페인터는 지난해 11월 활용 작품컷 수 140만장을 돌파했다.


배우의 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는 딥페이크 기술 때문이다. 출연료와 제작비를 줄일 수 있지만 초상권, 일자리 위협의 문제가 남아 있다.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에서 인기 몰이에 성공한 ‘살인자 ㅇ난감’에는 딥페이크 기술이 활용됐다. 해당 작품은 모든 등장인물의 과거 장면을 딥페이크 기술로 제작했다. 손석구의 어린 시절로 등장한 아역 배우, 주인공 최우식의 숨은 조력자 김요한, 불법 촬영 피해자 임세주 등의 성형 전 모습 등이 딥페이크 기술로 구현됐다.


글로벌 AI 채용 공고 증가…KT·삼성·기아, AI 인재 채용

AI에 뺏긴 일자리가 있다면, 반대로 AI 덕에 새롭게 생겨난 일자리도 존재한다. 글로벌 채용정보 사이트 링크드인에 따르면 생성형 AI의 급증으로 2021년 7월부터 2023년 7월까지 2년 간 전 세계 AI 관련 채용은 공고는 2배 증가했다. ▲AI 트레이너 ▲AI 편집자 ▲데이터 분석가 ▲윤리 담당자 ▲엔지니어 등 AI를 활용하기 위해 구축된 일자리다.


중국의 전기차 기업 샤오펑은 브랜드 경쟁력 확대를 위해 대규모 인력 채용에 돌입했다. 이번 채용 규모는 4000명 수준으로, AI 기술 개발을 위한 추가 투자도 진행한다. 투자 규모는 35억 위안으로 한화 약 6500억원 규모다.


국내의 경우 KT는 사원부터 임원급까지 최대 1000명 규모의 AI 인재 수혈에 나섰다. KT는 초거대 AI 기술개발과, IT 프로젝트 전략 및 설계 등 실무에 즉시 투입할 수 있는 인재를 채용 중이다.


삼성, 기아 등도 대규모 채용 경쟁에 동참했다. 삼성전자는 거대언어모델과 음성인식 등 AI를 포함한 90여 개 직무의 대규모 경력사원을 채용한다. 기아는 오는 2025년까지 모든 차량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개발하기에 앞서 IT 전문가, IT 기획, 프로젝트 매니저, 데이터 전문가 등을 채용하고 있다. 채용 규모는 두 자릿수다.


AI 발전에 따른 인간의 일자리 위협 우려와는 반대로 일선에서 AI를 활용 및 개발하기 위한 우리나라의 AI 인력은 부족한 현실이다. 영국 데이터 분석 업체가 발표한 ‘글로벌 AI 지수’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AI 전문 인재 수는 2500여 명으로 30개국 가운데 22위에 그쳤다. 이는 전 세계의 0.5% 규모다. 우리나라의 AI 산업 수준이 62개국 가운데 6위인 점을 고려하면 수준 대비 AI 전문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말이다.


AI 인재가 부족한 이유는 정책적 지원 부족과 해외 AI 인재 유치 방안이 미흡해서다. 중국은 2001년부터 초중고 정보 기술 교육 의무화를 진행했다. 우리나라는 2018년부터 소프트웨어 교육 의무화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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