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이 4일 서울 중구 T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퍼플렉시티와의 협력 계획을 발표하는 모습.ⓒEBN

"퍼플렉시티와의 협력은 전에 없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것이다"

'글로벌 AI 컴퍼니'를 목표로 내건 SK텔레콤이 미국 인공지능(AI) 검색엔진 스타트업 '퍼플렉시티'와의 협업 결과물을 공개했다.

지난 6월 SK텔레콤의 1000만 달러 규모 투자를 통해 양사의 AI 협업이 추진 중인 가운데 SK텔레콤은 연내 글로벌 AI 시장을 겨냥한 'AI 에이전트(PAA)' 베타버전을 선보일 계획이다.

가입자 500만명을 돌파한 AI 개인비서 '에이닷'과 관련해선 퍼플렉시티와 서비스 고도화에 나서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대화형 AI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은 4일 서울 중구 T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외에도 퍼플렉시티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아라빈드 스리니바스가 참석해 자사 AI 대화형 검색엔진과 양사 협력 계획을 소개했다.

스리니바스 CEO는 "한국 시장은 빠른 통신망과 인프라가 매력적인 나라로 특히 한국 유저들은 '에이닷' 등 AI 서비스 이용에 친숙하다"며 "이번 협력을 통해 한국 고객들은 AI로 사람처럼 대화하며 검색할 수 있는 혁신적인 검색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퍼플렉시티는 2022년 오픈AI 출신의 아라빈드 스리니바스가 창업한 미국 AI 스타트업으로, 생성형 AI 기반의 대화형 검색엔진 서비스를 제공한다. 출범 3년차에도 50여개 국에서 서비스를 실시하고 매달 2억3000만개 이상의 검색 요청을 처리하면서 전세계 검색 시장 1위인 구글의 대항마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4월에는 10억 달러 이상의 기업가치를 평가 받아 '유니콘 기업'으로 분류된다.

글로벌 AI 기업들과 기술 협력을 이어가고 있는 SK텔레콤은 지난 6월 퍼플렉시티에 1000만 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퍼플렉시티 역시 SK텔레콤 자회사 '글로벌 AI 플랫폼 코퍼레이션(GAP Co.)'에 투자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유 사장은 "최근 AI의 급속한 발전이 글로벌 검색 시장 판도를 흔들고 있는 상황에서 퍼플렉시티와의 투자 및 서비스 제휴는 SK텔레콤의 AI 검색 경쟁력 제고로 AI 생태계 주도권 확보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SK텔레콤

우선 SK텔레콤은 GAP Co.와 개발 중인 글로벌향 AI 에이전트를 연내 미국 시장에 베타버전으로 출시한다. 퍼플렉시티는 GAP Co.에 대한 투자와 함께 해당 AI 에이전트의 검색 파트너로 협력하게 된다. AI 에이전트는 이용자를 이해하고 의도에 따라 가장 적합한 서비스를 연결해주는 일종의 '개인비서' 서비스다. 다수의 거대언어모델(LLM)을 적재적소에 사용하는 멀티LLM 전략을 활용한다.

일례로 "외국인에게 소개하기 좋은 서울 맛집이 어디야?"와 같이 질문하면 AI 에이전트가 다수의 LLM 후보군 중 퍼플렉시티 등의 검색 파트너를 연결하는 방식이다. SK텔레콤에 따르면 퍼플렉시티는 AI 에이전트의 답변 품질 향상을 위해 프라이빗 API를 제공한다.

양사는 급속도로 성장 중인 대화형 AI 시장 공략에도 힘을 모은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은 전세계 대화형 AI 시장이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24.9%씩 성장해 올해 132억 달러에서 2030년에는 499억 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해 9월 에이닷을 정식 출시하고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다. 에이닷 가입자는 지난해 말 320만명에서 지난달에는 500만명을 넘어선 상태다.

스리니바스 CEO는 "한국에서 에이닷이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라며 "한국 유저들은 복잡한 질문을 즐기고 답변도 빠른 시간 내 받기를 원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 제휴가 에이닷의 인기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양사는 에이닷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한국에 최적화된 AI 검색엔진을 공동 개발한다. 국내 인터넷 검색 환경과 문화에 최적화된 검색으로 SK텔레콤은 한국어 데이터, 문화 콘텐츠 등을 제공하고 퍼플렉시티는 검색엔진의 파인튜닝(미세조정) 등을 맡아 AI 검색 서비스 고도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밖에도 SK텔레콤은 퍼플렉시티가 제공하는 유료 검색 서비스 '퍼플렉시티 프로'를 자사 고객들에게 1년간 무료로 제공한다. 퍼플렉시티 프로는 답변 정확성이 높고 고급 검색과 이미지 업로드 기능을 갖추고 있다. 검색 결과에 대한 정확한 출처를 제공해 할루시네이션(환각현상)도 줄인 것이 특징이다. SK텔레콤은 이날부터 '퍼플렉시티 프로' 이용 안내 MMS를 발송할 예정이다.

유 사장은 "글로벌 AI 검색 시장에서 다크호스로 떠오른 퍼플렉시티와의 협력은 전에 없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며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고객들에게 AI를 통해 혁신적인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